[복지동향] 디자인 바꿨을 뿐인데…“급식카드 꺼낼 때 쭈뼛거림 줄었어요”

작성자
노원 복지샘
작성일
2022-09-26 14:51
조회
2164

[출처] 한겨레신문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60032.html?_ga=2.157022395.1693555931.1664171266-1707667444.1644465886









결식우려 아동 식사지원하는 급식카드 제도

광주시, 카드 IC 내장형 바꿔 사용처 10배 늘어

일반카드와 구분 안 가게 디자인 변경 ‘낙인감’ ↓




편의점을 찾는 아이. 게티이미지뱅크

편의점을 찾는 아이.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집이나 분식점에 배달 주문을 하려면 미리 급식카드로 결제한다고 알려줘야 했어요.”

 


고교생 ㄱ군(광주광역시 월곡동)은 19일 <한겨레>와 만나 “석달 전까지도 배달 음식을 시켰다가 휴대용 카드 결제기에서 아동급식카드가 읽히지 않아 얼굴이 화끈거렸던 적이 많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동급식카드 제도는 아동들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충전용 카드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18살 미만 결식 우려가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 한부모 가정의 자녀와 기준 중위소득 52% 이하 가정의 자녀로, 자치구별 아동급식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한다. 전국 17개 시·도 결식아동 급식 대상은 30만952명이다.

 

ㄱ군이 석달 전까지 불편을 겪은 까닭은 급식카드가 전용 리더기에서만 읽히는 마그네틱형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매장에선 마그네틱 전용 리더기가 없는 터라 자연스레 급식카드를 쓸 수 있는 가맹점도 얼마 되지 않았다. ㄱ군은 “급식카드를 쓸 수 있는 집 주변 음식점이 많지 않아서 주로 급식카드는 (전용 리더기가 있는) 편의점에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실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시·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전국 급식카드 사용 건수 613만9860건 중 41.9%인 257만2106건의 사용처가 편의점이었다. 일반·휴게음식점과 마트는 각각 25.4%, 16.6%에 머물렀다.

 

ㄱ군의 불편은 지난 7월부터 상당 부분 해소됐다. 광주광역시가 7월1일부터 신한카드와 협약을 맺어 아동급식카드를 아이시(IC) 내장형 카드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 조처로 급식카드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1900여곳에서 1만7천여곳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박희순 광주시 아동친화팀 주무관은 “주점·카페·빙과류 업체 등 아동급식 부적합 업소를 제외하고 신한카드 연계 가맹점에선 모두 급식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디자인도 손봤다. 자치단체 이름과 아동급식카드 명칭을 지운 것이다. 제3자는 일반 신한카드와 급식카드를 구별하기 어렵다. ㄱ군은 “급식카드를 꺼낼 때 쭈뼛거리던 마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급식카드 이용처 비중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광주시보다 앞서 급식카드를 아이시 내장형으로 바꾼 대전시 조사를 보면, 지난해 3월 기준 급식카드 결제액 중 약 70%를 차지했던 편의점 비중이 지난 3월엔 약 36%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음식점 결제 비중은 30%에서 64%로 크게 뛰었다.

 

 



2020년 3월5일 오후 광주시 남구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가 결식아동에게 전달할 도시락을 열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3월5일 오후 광주시 남구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가 결식아동에게 전달할 도시락을 열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급식카드가 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는 있다. 우선 결제한도금액이 도마에 올라 있다. 광주시 아동급식카드로는 하루 1만4천원까지만 결제할 수 있는 터라, 2명의 자녀가 급식카드 지원을 받는 한부모 3자녀 가구의 경우 가족이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 결제 금액이 2만8천원이 넘으면 카드 결제를 3번(1만4천원+1만4천원+추가 결제액)으로 나눠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광주의 한 학부모 ㄴ씨는 “아이들이 한도금액 때문에 충전된 금액을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도 많다”며 “급식카드를 매일 이용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두번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식 주문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결제한도를 하루 기준으로 설정하지 말고 조금 여유롭게 책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급식카드의 이용 패턴 분석을 통해 결제한도 기준을 조정하면 급식카드의 활용도가 올라가고 이용자들의 불편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광주시 아동청소년과 담당자는 “결식 예방과 영양 개선이 아동급식 지원사업의 목적이다. 한 끼에 많은 금액을 사용하면 자칫 다른 때 끼니를 거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루 최대 사용액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아동급식카드 홍보물. 광주시 제공










급식카드 구매 가능 품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급식카드로는 편의점에선 주류·담배 외에도 고카페인 음료와 탄산음료, 아이스크림을 살 수 없다. 또 식자재 마트에선 아예 급식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광주의 한 초등학생 급식카드 이용자 ㄷ군은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급식카드로 결제하다가 ‘삐삐’ 하는 경고음을 듣고 얼굴이 화근거렸던 적이 있다”고 했다. 지원 아동의 부모 등이 정육 등 식자재를 사서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줄 수도 없다는 불만도 적잖다. 카드 부정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처이긴 하나, 사용하는 쪽에선 지나친 제한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시·도별로 급식카드의 발전 속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대도시에선 광주광역시처럼 마그네틱형에서 아이시 내장형으로 바꾸는 흐름이 뚜렷하지만 여기에 뒤처진 지자체도 있다. 여전히 마그네틱형 급식카드를 운영하는 곳은 인천시와 대구시, 세종시, 전남도 등 4곳에 이른다.

 

지역 사정에 따라 급식카드가 아닌 도식락 배달 등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지원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식지원 대상자 ㄹ(12·전북 진안)양은 “면 소재지 식당을 이용하려면 하루에 두차례 다니는 군내버스를 타고 30분간 이동해야 한다. 도시락 배달을 받는 게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경북도·경남도·충남도·충북도·강원도는 시·군별 상황에 따라 마그네틱 급식카드와 아이시 내장형 카드 또는 도시락 지급 등을 선택해 지원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전북도는 14개 시·군 중 11곳은 급식카드 지원 대신 부식 배달이나 도시락 지원을 하고 있다.

 

 



편의점을 찾는 아이의 식사. 게티이미지뱅크

편의점을 찾는 아이의 식사. 게티이미지뱅크










일부에선 급식 지원비를 물가 수준을 고려해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자료(소비자물가조사)를 보면, 김치찌개 백반과 비빔밥은 최근 2년 새 각각 12.2%, 12.3% 뛰었다. 서봉성 부산시 아동복지팀장은 “정부에서 일정액을 보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력이 물가 상승을 쫓아가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에서 아동급식 예산을 일부 보조해 달라는 얘기다. 올해 지자체가 부담하는 급식지원 사업비는 약 4155억원이다.

 

현재 급식 한끼당 책정된 지원금액은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다. 보건복지부의 권고액은 7천원이지만 지자체에 따라 5천~9천원으로 제각각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종로구 제외)·부산·대전·인천·경기는 8천원이며 종로구는 구비를 보태 9천원을 지원하고 있다. 충남도 15개 시·군 중 공주시·당진시·서산시·예산군 등 4개 시·군만 8천원씩을 지원하고 나머지 시·군은 7천원씩이다. 결식아동 급식사업이 2005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지방으로 이관된 뒤, 시·군별 재정능력에 따라 지원금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신영희 충북도 아동복지팀장은 “학기 중 아동급식 예산은 교육청 전입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시·군별 지원금 액수가 비슷하지만, 방학 등 지원금 예산은 시·군이 지방비로 충당하기 때문에 재정능력에 따라 지원액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최상원 오윤주 이승욱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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