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동아일보
[원문바로가기]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1217/110828269/1
“더 이상 해줄 것이 없습니다.” 환자가 말기 암이 진행돼 임종기에 접어들 때 의사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한다. 환자와 보호자를 무한 절망으로 빠뜨리는 말이다. 의대생 수업을 할 때는 환자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계속 반복된다.
치료와 돌봄은 다르다. 치료는 병을 바라보고 돌봄은 사람을 바라본다. 더 이상 항암치료가 어렵고 암 말기 임종기로 접어들게 되면 환자에게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해줄 것이 더 많아진다. 식사를 챙기고, 용변 보는 것을 돕고, 환자의 고통이 덜하도록 해야 한다.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고통이 연달아 오기 때문에 인간다운 생활과 건강을 유지하도록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야 한다. 이것이 돌봄이다.
하지만 우리는 돌봄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 인색하다. 돌봄은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무척 버겁고 힘든 일이다. 돌봄 제공자의 희생이 어느 정도 동반되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대개 여성, 노인, 저임금 노동자 등에게 전가되곤 한다. 문제는 그렇게 돌봄이 누군가에게 떠밀려지면서 그 가치가 폄훼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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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또다시 불거지는 돌봄 공백, 정부는 1년간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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