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의 ‘영혼’인 경쟁 이데올로기는 파시즘의 이데올로기를 닮았다. 한국의 교실은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기르는가, 아니면 잠재적 파시스트를 기르는가. 일러스트 장은영
김누리 | 중앙대 교수·독문학
민주주의가 결판나는 곳은 투표장이 아니라 교실이다. 교실은 민주주의의 훈련장이기에 한 나라가 성취한 민주주의의 수준은 교실에서 결정된다. 우리가 위대한 광장 민주주의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숙한 민주사회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교실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불평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불공정’은 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차별’은 사회적 약자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먼저 위기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