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서울시공유복지플랫폼

[원문바로가기]  https://wish.welfare.seoul.kr/swflmsfront/board/boardr.do?bno=94113&refcode=bmno.10001.opno.10002&

성장과 발전의 오해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이고 자본주의는 자본이 주인이다. 백성이 없으면 민주주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자본이 없으면 자본주의도 없다. 자본주의가 자본을 끊임없이 증식시키는 근본적인 이유다.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장 고도화된 자본주의를 단기간에 어지럽게 경험한 나라가 한국이다. 지난 반세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과 같은 발전과 성장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장과 발전 논리의 근원은 여기에 있다.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가 아니고 끝인 것 같다. 성장하지 않는 것을 실패로 받아들인다. 그러니 쉼이 없고, 발전과 성장 말고는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지도 못한다. 지역복지도 예외는 아니다. 1차연도 적용, 2차연도 확대, 3차연도 확산, 4차연도 지속으로 대표되는 성장모델을 이제는 아무 의심 없이 모든 사업에 적용한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말이다.

변화는 생존이다

이제 성장과 발전의 무거운 짐을 내리자. 끊임없이 요구받고, 이제는 누가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잔뜩 짊어지는 성장과 발전의 부담을 말이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다른 구호가 필요하다면 성장과 발전 대신에 ‘변화’라는 단어를 넣자. 변화가 성장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변화는 증가와 감소 모두를 포함한다. 새싹이 돋아 자라는 것만 변화가 아니다. 낙엽이 되어 사라지는 것도 변화다. 성장과 발전의 논리로는 새싹이 자라는 것만 박수를 받는다. 낙엽은 필요 없는 것으로, 심지어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낙엽으로 사라져야 다른 새싹이 자란다. 낙엽의 아름다움은 또 어떤가?

다시 강조하지만, 반드시 성장하고 발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는 필수다. 모든 생명체는 변화로 생존한다. 생존은 곧 변화이기 때문이다. 세포가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변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만 하는 세포가 암이 된다. 환경과 시간의 변화에 맞춰서 달라져야 생명은 생명력을 발휘한다. 사회복지가 힘을 내려면 성장과 발전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회복지도 달라져야 사회복지의 생명력이 발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