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원문바로보기]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7/772975/
21세기 말이면 우리나라 인구가 반 토막 나고, 경제력도 20위로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가 화제다. 대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처럼 급속한 인구 증가세를 유지하는 나라가 경제대국 반열에 오를 것이란다. 이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정식 결혼 비중이 낮은 프랑스와 비교해도 절반밖에 안 된다느니, 여성 취업률 변화가 가파르다느니 하는 숫자 놀음이 이어진다. 부부는 아이 낳는 단위로 치부되고, 아이 출산과 양육에 부부가 갖는 희망과 꿈, 고민과 좌절에 대한 공감은 모두 없어진다.
대책이라면서 셋째 출산에 1000만원을 준다는 지자체가 나오고, 경쟁하듯 양육수당을 발표한다. 돈 몇 푼에 부모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할 것이라는 시각은 모멸스럽기까지 하다. 모처럼 졸업생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IT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랑 아이들이랑 생활도 안정되고, `칼퇴근` 후 육아와 집안일 분담 잘하고, 기본적으로 불만이 없는데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사회에서 자기 분야를 지켜 나가려면 퇴근 후 공부가 필수적인데, 그렇게 되면 맞벌이하는 아내가 퇴근 후 독박 육아를 해야 한다. 아내도 시간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대안은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강조했다, "교수님, 사이가 안 좋거나 가정생활에 불만 있는 건 절대로 아녜요." 회사 다니는 다른 졸업생들도 공감했다. 한 친구는 주위 결혼생활을 보면서 자기 발전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