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에 역대 최대인 47조원 규모의 예산을 푼다. 민선 8기 오세훈 시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 사업과 ‘글로벌 톱5 도시’ 달성을 위한 경쟁력 제고, 도시 안전 강화에 초점을 맞춰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시 내년 예산 47조 역대 최대…'약자와의 동행' 정책 집중 추진


서울시는 1일 서울시의회에 47조2052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올해 예산(본예산 기준 44조2190억원) 대비 6.8%(2조9862억원) 늘어난 규모다. 서울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재정 여건은 어렵고 약자 지원 등 재정 수요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줄일 곳은 줄이고 써야 할 곳은 제대로 쓰는 전략적 재정 운용으로 효율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우선 서울시는 내년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체 예산의 27.3%인 12조8835억원을 투입한다. 오 시장의 공약인 ‘서울형 안심소득’ 시범사업 대상자를 기존 목표치(800가구)의 두 배인 1600가구로 늘린다. 반지하 거주자가 지상층(민간임대)으로 이주할 경우 2년간 월 20만원의 바우처를 주는 주거상향 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에게 내년 7월부터 버스요금을 전액 지원하고, 장애인콜택시와 버스도 확대한다.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임산부·맞벌이·다자녀가정 총 1만3000가구에는 가사돌봄서비스 바우처(가구당 6회, 회당 4시간)를 제공한다.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128억원을 들여 경영 컨설팅과 2000억원 규모의 안심금리 대환대출(보증) 등을 지원하고, 폐업을 고민 중인 소상공인(2000개 사업장)에게는 경영 개선 또는 폐업 정리 비용을 30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 강화에는 총 2조8699억원을 편성했다. 2026년까지 혁신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5조원 규모의 ‘서울비전 2030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내년 400억원을 투입한다. 379억원을 투입해 캠퍼스타운 창업밸리를 조성하고, 18억원을 들여 마포에 제2핀테크(블록체인) 랩을 개관한다.



한강의 석양을 관광자원화하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에도 힘을 싣는다. 노들섬을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곳으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드론을 활용한 드론라이트 쇼를 5월 개최한다. 10월에는 세계불꽃축제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하반기 한강에 열기구 체험장도 조성한다.




 




도시 안전 강화에는 1조6676억원을 배정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5112억원이 수방대책 예산이다. 하수관로 정비에 3570억원, 방재시설 확충에 1332억원이 들어간다. 빗물 처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빗물펌프장 3개소 증설, 빗물저류조 3개소를 신규 설치한다. 2027년까지 강남역·광화문·도림천 3곳에 설치하기로 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설계비용 339억원도 반영했다. 25년 이상 경과한 4·5·8호선 지하철 노후 전동차 교체에도 1686억원을 투입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