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원문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9661.html
‘케이(K) 방역’의 간판이나 다름없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상치 않다. 영업 금지·제한에 성난 자영업자들의 불복 시위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헬스장 업주들은 강추위에 거리로 나와 웃통을 벗은 채 역기를 들었고 당구장 업주들은 길거리에 당구대를 설치했다. 18일부터 일부 시설의 영업이 허용된 뒤에도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노래방·피시방·스크린골프 등에선 밤 9시 이후에도 문을 열게 해달라며 추가 요구를 했다. 고위험시설의 맨 윗단에 있는 유흥업소까지 삭발 투쟁을 벌이며 불복 시위에 동참했다.
거리두기는 전 국민적 방역 협조가 필수다. 대놓고 방역지침을 어기겠다고 나서는 움직임은 1~2차 유행에선 볼 수 없던 진풍경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거리두기는 지난 1년간 일상생활의 기본값이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이 닥친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기침하거나 말을 할 때 침방울이 튀는 2m 거리두기로 전파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큰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자”는 대국민 권고는 모두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대신 익숙했던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재택근무를 하는 엄마·아빠가 다 같이 집에 머물러야 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소비가 줄어 일감이 끊긴 노동자와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에게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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