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으로 보는 복지 정보
출처 : 서울복지재단 아카이브
초고령사회 한국의 노인 일자리 문제는 개인 생계를 넘어 국가 존립과 직결된 관심사이다. 이에 앞서 초고령화라는 인구 구조 변화를 겪은 일본 사례 분석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특히 ‘단카이 세대1’가 후기 고령층으로 편입되며 나타난 노동 시장 변화와 정책 대응은 면밀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소득 보전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활용 관점에서 일본의 주요 정책 흐름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우선 일본 정책의 특징은 법적 · 제도적 차원에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지속적 노력이다. 과거 재고용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겼던 것과 달리, 노동력 부족 심화와 연금 개시 연령 상향에 대응해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전환되었다. 핵심은 ‘고령자고용안정법’에 따른 65세까지의 고용 확보 의무화이다. 기업은 정년 폐지, 정년 연장, 또는 계속 고용 제도(재고용) 중 하나를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나아가 2021년 개정법을 통해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확보하도록 노력할 의무까지 부과되었는데, 이는 ‘은퇴’를 생애 주기의 단절이 아닌 ‘경력의 연장 및 전환’으로 재정의하는 시도다. 지퍼 제조로 유명한 ‘YKK 그룹’이 정년 제도를 폐지하여 나이와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일본의 전자제품 소매업 대기업인 ‘노지마’가 고용 상한 연령을 80세까지 상향한 사례는 고령자에게 경제적 안정을, 기업에는 숙련된 인적 자본 유지를 보장하는 상생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러한 양적 확대 이면에는 ‘고용의 질’ 문제가 함께 나타났으며, 재고용 시 임금이 50~70% 수준으로 낮아져 의욕 저하가 우려되자, 정부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적용해 직무 가치에 맞는 처우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지역사회 기반 인력 활용의 고도화와 실버인재센터의 기능 재편이다. 정규직 은퇴 후 유연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실버인재센터’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득 보전과 사회참여를 위한 임시 · 단기 업무(시설 관리, 단순 노무 등)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단카이 세대의 고학력 · 전문성을 반영하여 ‘고도 전문성 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퇴직한 IT전문가가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거나, 회계 · 재무 경력자가 비영리 조직의 경영 지원을 수행하는 식이다. 나아가 일본은 ‘리스킬링(재교육)’을 통해 평범한 은퇴자도 디지털 교육 등으로 새로운 직무에 진입하도록 돕고 있다. 이는 단순 노동을 넘어 은퇴자의 노하우를 지역 자산으로 환원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 기반 사회 공헌형 일자리’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마지막은 사회 문제 해결과 ‘이키가이(삶의 보람)’ 실현을 위한 자발적 참여 모델의 확산이다. 하향식 정책과 달리 고령자가 지역 현안을 주도하는 방식은 시사점이 크다. 소멸 위기인 ‘한계마을(65세 이상 50% 초과)’에서 주민이 직접 운송 수단을 운영하거나 귀농인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이는 경제적 보상보다 공동체 유지라는 공익에 기여한다. 또한 AI · ICT 등을 접목한 사회 참여는 삶에 보람을 주며, 고립 예방과 효능감 제고라는 심리적 안전망 역할도 수행한다.
이와 같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고용 지속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고용의 질’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나 정년 연장을 넘어, 숙련 인력이 노동 시장에 안정적으로 머물도록 임금 체계 개편 등 기업과 근로자 간의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노동시장 재유입에 맞춰 직무 개발과 교육 훈련의 정교함을 높여야 한다. 이들의 축적된 전문 경력을 활용하는 매칭 시스템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직무 재교육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셋째, 지역 사회 밀착형 모델의 발굴이다. 공공이 주도하는 일률적인 사업보다는 지역의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인 스스로가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자율적이고 유연한 참여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이 고령자 고용 확대 과정에서 겪었던 청년층과의 일자리 경합 등 ‘세대 갈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단순한 고용 연장을 넘어, 세대 간 역할 분담과 상생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직무 재설계가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초고령사회에서 일자리는 단순한 생계 유지를 넘어 지속적 생애 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는 제도적 강제성뿐만 아니라 직무 가치에 대한 존중,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그리고 지역사회 내에서의 역할 부여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노인 일자리 모델이 완성됨을 보여준다.
참고자료
1. 이순성 · 임효연 · 조성인(2025), 단카이세대 고령층 진입 이후 일본 노인일자리 정책 연구, 서울시복지재단.
2. 渡辺裕一(2025), 限界集落とは? 定義や日本の現状、直面する深刻な課題や対策を解説, 朝日新聞SDGs ACTION!, https://www.asahi.com/sdgs/article/15653647
➊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를 ‘단카이 세대’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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