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민일보
[원문바로가기] [청사초롱] 장애는 누구의 책임인가-국민일보 (kmib.co.kr)
출근길 시민을 ‘볼모’ 삼아 자기주장을 알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장애인 이동권 등을 내걸고 벌이는 지하철 승차 시위에 쏟아붓는 비난 가운데 한 번 생각해 볼 문제 제기다. 시위로 지하철이 계속 연착되면 그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꼼짝없이 지각하게 된다. 무슨 까닭으로 아무 잘못도 없는 불특정 시민들이 이런 ‘피해’를 보아야 하는가.
그런데 그 승객은 왜 하필 그 지하철을 타야 하는 지역에 살고 있을까. 사무실과 가까운 곳에 집을 장만해 운동 삼아 걸어 다니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승용차를 몰고 다녀도 될 일이다. 돈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열심히 노력해 돈을 벌었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열심히 눈치를 봐서 돈 많은 집에 태어났어야 했다. 왜 그 승객은 노력도 하지 않았고 재수도 없는가 말이다.
물론 궤변이다. 너의 부족함은 너의 책임인데 왜 난리를 피우냐는. 우리가 이런 궤변의 논리 그대로 장애인 승차 시위에 못마땅해하는 건 아닐까. 난 ‘책임’의 문제를 짚어보고 싶다. 평소 장애 문제에 온정적인 사람들조차 장애의 책임이 장애인 본인이나 그 가족에게 있다고 손톱만치라도 생각하는 한, 이런 짜증 나는 상황에서는 비난의 화살을 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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