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동향] “내 얘기 ‘안전하게’ 할 곳 없어...부모 동의 없인 진료 못받아”

작성자
노원 복지샘
작성일
2022-09-14 13:53
조회
2058






[출처] 헤럴드경제


청소년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코로나로 친구 만나기 힘들어져

온라인 이용 급증 자해노출 증가

어른들 편견에 도움 요청 어려워

자신의 정신건강상태 잘 모르기도

실질적 문제 해결할 상담 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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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각종 통계 지표에서 극단 선택과 심리적 위기를 겪는 청소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는 13일 극단 선택·자해 시도 경험이 있거나, 상담 서비스를 이용해 본 청소년들로부터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청소년들의 위기 상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8년 인구 10만명당 7.7명이었던 청소년자살률은 2020년 11.1명으로 증가했다. ‘2022 자살 예방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강타한 첫해인 2020년 전체 자살률은 4.4%p하락했지만 청소년(9~24세)은 예외였다. 그해 청소년 자살자 수는 957명으로, 전년 대비 9.2%(81명) 증가했다.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자해 위험 행동 증가 배경으로는 ▷과도한 온라인 노출 ▷자해에 대한 인식 변화 ▷코로나19 시기 외출의 어려움 ▷깨진 생체 리듬 등이 있었다. 대학생 이주은(21) 씨는 “코로나 시기 온라인 사용 시간이 늘다보니 SNS에서 ‘#우울계’ ‘#자살계’ 태그를 단 게시글도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예전과 달리 숨길 필요를 느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을 하며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은 부족한데 스트레스는 늘었다”며 “이걸 해소하려는 방법을 찾다 자해를 알게 되고 시도하는 13~14세 청소년들도 많아진 거 같다”고 했다.

고등학생 3학년 이수진(17) 양은 “코로나가 완화될 것 같다가 다시 심해지니 희망을 줬다 빼앗는 느낌이 들었다”며 “저희 나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친구를 만나는데, 만나는 곳은 학원이 된다”고 했다. 자해 경험이 있다는 이양은 “학생들이 밖을 나가지 않아 흉터를 가릴 필요가 없었던 것도 영향을 준 거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코로나19 전후 청소년들의 고민도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상담동아리를 이끌었던 대학생 김도원(20) 씨는 “코로나 전엔 학업과 진로 스트레스가 상담 내용에 많았는데 2020년부터는 심리적 우울감, 소속감 결여를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생 위기문자 상담망 상담 건수도 늘었다. 최근 학생 위기문자 상담망 전체 상담 건수는 3년 동안 ▷2019년 7만2377건 ▷2020년 7만4414건 ▷2021년 7만6245건으로 증가했다. 청소년들의 극단 선택 시도는 코로나19 전부터 발생해 왔다. 학생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으로 치료비를 지원받은 인원은 2019년~2021년 간 3년 동안 1918명에 달했다. 올해 8월 26일까지는 191명이 지원을 받는 등 꾸준히 자살시도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1월, 정신건강 어려움 겪는 학생들에게 심리지원과 정신 및 신체상해에 치료비 각각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겠다 발표했다.

실제 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들은 상담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바랐다. 학교 상담실 위클래스(wee class)를 이용해 본 중학생 이재승(15) 군은 “누군가와 함께 고민 풀어나가는 건 좋았지만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급한 불 천천히 끄는 꼴’”이라며 “‘우리 친구, 그랬구나...’ 같은 매뉴얼에 나오는 말이 아닌 책임감 있게 학생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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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비대면 상담 앱 ‘다 들어줄 개’ 카카오톡 서비스 화면. [다 들어줄 개 채널 캡처]

교육부의 비대면 상담 앱 ‘다 들어줄 개’를 이용해 본 대학생 이주은 씨는 “상담 앱은 단회기 상담이어서 라포 형성이 어려웠다”면서 “정신과 상담, 약물치료 등으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해 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의 편견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청소년은 특히 주변 시선, 부모님의 저지 등으로 도움 요청이 어렵고 부모 동의 없이 혼자 정신과 진료를 받는 일도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비영리단체 멘탈헬스코리아가 만든 대한민국 청소년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 대학생 김도원 씨는 “청소년 상담이 개개인의 개별성과 상황보다 매뉴얼이나 코앞의 문제 해결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느낀다”면서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힘듦을 이해받을 수 있는, 형식적이지 않은 멘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문제를 호소할 안전한 공간과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고등학생 김수현(19) 양은 “전문 상담 서비스 이전에 함께하겠다는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위클래스로 가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 얘기를 할 수 있는 공간 조성에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등학생 유리안(17) 양은 “모든 청소년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잘 이해하고 있진 않다”면서 “예방과 교육, 인식개선에도 집중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들은 코로나19 전부터 심리적 문제를 가졌던 학생들과 코로나19 시기 폭력 피해를 입은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미 취약해진 상태의 학생들이 더 작은 자극에도 깊은 우울감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등학생 김수현 양은 “코로나 때 가정폭력 등에 노출된 피해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 운영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면서 “상담 외에도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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