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안심소득 시범사업이 앞으로 3년간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 이하인 가구에 일정 금액의 소득을 지원해주는 복지정책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득지원정책인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마찬가지로 안심소득도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저소득 가구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그러나 안심소득은 기초생활보장에 비해 재산 등에 관한 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소득이 발생해도 지원액이 삭감되는 정도가 작아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면서도 근로의욕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보다 나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많은 이가 기대하고 있다.
안심소득을 시범사업이라는 형태로 실험해보기로 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면서 고무적이다. 이론은 현실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이론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가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경제학 분야만 보더라도 이론은 현실과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기존 이론이 데이터에 의해 깨지면 이를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고 학자는 새로운 데이터로 그 이론을 검증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안심소득도 3년간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집될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은 연구가 나올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정책을 보완할 것인지, 확대 실시할 것인지 결정될 것이다. 설사 문제점이 노출되더라도 그 원인이 정확히 규명된다면 그것 또한 엄청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