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이 성공이라면 그 8할은 국민건강보험 덕분이다. 한국의 코로나 검사는 무료다. 확진자 입원치료비도 공짜다. 사태가 심각한 미국에선 전액 개인 부담이다. 검사비만 170만~400만원, 치료비는 평균 4300만원이 든다.

두 나라 의료보험시스템의 차이가 부른 결과다. 미국엔 노인(메디케어)과 저소득층(메디케이드)을 보조하는 공적보험이 있지만, 전 국민 대상 의료안전망은 사실상 부재한다. 반면 우리는 코로나 검사·치료비 80%(나머지 20%는 국가)를 건강보험에서 대준다. 1977년 제도 도입 후 44년간 착실히 축적해 왔기에 가능한 대처다. 사회안전망 투자는 이처럼 위기 때 진가를 발한다.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수많은 실직 가장들이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 덕에 최악의 위기를 버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