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동향] “동네에서 이웃과 건강하게 늙어가요”

작성자
노원 복지샘
작성일
2024-05-10 11:12
조회
435

[출처] 한겨레신문

[원문보기]  https://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16856.html

 

“동네에서 이웃과 건강하게 늙어가요”

노원구, 고령층 서로돌봄 지원사업 ‘어르신휴센터’ 운영 3년차

상계·중계동 3곳에 소형 아파트 빌려

센터별 일 2~3개 소모임, 걷기 진행

지난해 800여 명 참여, 740여 회 활동

“5명 중 4명 도움 요청할 이웃 생겨”

개방형 경로당 활용해 ‘확산 실험 중


4월30일 오전 10시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711동 앞 놀이터. 어르신 20여 명이 모여 몸풀기 체조를 하고 있다. 앞뒤로 ‘어르신휴센터’라고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고 한 줄로 쭉 늘어서 건강리더의 동작을 따라 했다. 리더 역시 같은 글씨가 적힌 보라색 조끼를 입었다. 보조 리더는 어르신들 옆에서 동작 교정을 해줬다.

체조가 끝난 뒤 이들은 30여 분 팔을 흔들며 단지 사잇길을 활기차게 걸었다. 무리가 되지 않게 중간에 잠시 쉬고 근력을 키우는 체조도 곁들였다. 강종란(71) 할머니는 “고혈압이라 의사가 운동하라는데 혼자서는 제대로 잘하지 못했다”며 “(리더) 선생님 따라 여럿이 같이 걸으니 재밌어 꾸준히 하게 된다”고 했다.

어르신휴센터는 노원구가 지역 어르신들이 동네에서 이웃들과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원구의 초등 돌봄 ‘아이휴센터’처럼 동네에 공간을 마련해 어르신들이 소모임과 건강증진을 위한 실내외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돕는다. 남미숙 어르신복지과장은 “내년쯤이면 고령 주민이 20%에 이르는데, 노후에 사는 곳에서 이웃끼리 서로 돌보며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은 초고령화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좋은 모델이라 추진했다”고 했다.

고령층 서로돌봄 실험은 노원 지역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 ‘함께걸음’ 이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처음 시작했다. 상계주공 7단지에서 3년 동안(2019~2021년) 추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 2022년 노원구 공모사업으로 이어졌다. 노원구는 10월에 ‘노원구 어르신 서로돌봄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속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

노원어르신휴센터는 현재 상계 10동(주공 711동 1207호), 상계 9동(보람아파트 105동 1208호), 중계 4동(주공 208동 605호) 등 3곳에 있다. 운영은 지난해 6월부터 위탁 방식으로 함께걸음 의료사업이 맡아 한다. 사업단장과 센터장·직원 등 모두 8명이 일한다. 올해 예산은 공간 임대료와 인건비, 사업비 등 4억700만원이다.

센터는 40여㎡ 규모의 소형 공동주택을 소모임실, 사무실, 조리실 등으로 나눠 쓴다. 30~50대 주민이 ‘건강 리더’를 맡아 소모임을 꾸리면, 60~90대 주민들이 참여한다. 바르게 걷기, 요리 교실, 만들기, 두뇌활동 보드게임, 한글 교실 등 37개의 소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한 해 800여 명이 참여해 740여 회 소모임에서 활동했다.

올해 2월 6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센터가 진행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명 중 2명은 동네 친구가 4명 이상 생겼다고 했고, 4명은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이웃이 1명 이상 생겼다고 답했다. 신지아 상계10동 어르신휴센터장은 “하루 평균 2~3개 소모임과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참여자들 대부분 얘기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여럿 생기고 건강이 좋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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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걷기 프로그램.

이날 바르게 걷기 프로그램에서 만난 참여자들은 몸과 마음 건강이 좋아졌다고 입모아 말했다. 뇌수술 뒤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있는 박정순(67) 할머니는 걷기와 두뇌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같이하는 이웃들과 친구가 되어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면서 건강해져 좋다”고 했다.

이정자(79) 할머니는 스스로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 할 만큼 당뇨 등 앓고 있는 병이 많다. 아픈 데가 많다보니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 3년 전부터 동네 이웃들과 아파트단지 사잇길을 걷고 두뇌활동을 돕는 보드게임도 하면서 요즘은 하루하루 즐겁게 지낸다. 할머니는 “집에서 적적하게 지냈는데 집 밖으로 불러내줘 고맙다”고 했다.

주 1회 점심을 함께하는 ‘한끼 밥상’은 홀몸 어르신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인기다. 강종란 할머니는 “혼자 먹으면 밥맛도 없는데 여럿이 먹으니 맛도 있고 얘기도 해 좋다”고 했다. 남편과 사는 서동녀(78) 할머니는 “입맛에 딱 맞게 맛있게 차려줘 내 손으로 차려 먹는 것보다 훨씬 좋다”며 “요즘은 한끼 밥상 날 기다리는 재미로 산다”고 했다. 상계10동 센터에선 하루 평균 16인분을 준비해 두 차례 나눠 어르신들이 식사한다. 참여자들은 재료비 4천원을 낸다.

이날 상계10동 센터에서는 ‘꽃할배 요리사’ 소모임이 열렸다. 할아버지들이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70~80대 5명이 참여해, 자원봉사자 주민 강사의 도움을 받아 계란말이를 만들었다. 할아버지들은 양파, 당근, 쪽파 등을 곱게 썰었다. 한 시간 정도 함께 만들며 얘기도 나누고 계란말이를 예쁘게 잘 만든 사람을 칭찬하기도 했다. 김영수(70) 할아버지는 “경로당 가긴 아직 이르고,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은 남자들이 할 만한 게 별로 없다”며 “같은 동네 살아도 몰랐던 이웃들과 여기서 요리도 배우고 가까워져 좋다”고 했다.

소모임 활동이 잘 이어지게 하는 데는 리더들의 역할이 크다. 현재 약 60명의 리더가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활동을 파악하고 소모임을 꾸려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하며 이웃 어르신과 이어주기도 한다. 3년째 리더 활동을 하는 여원옥(58)씨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내고 서로 챙기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나도 성장하고, 많이 웃게 된다”고 했다.

올해는 모델 확산을 위한 노력이 진행된다. 센터 3곳이 월계동, 공릉동, 하계동 개방형 경로당과 연계해 지역 어르신 건강지원(바르게 걷기, 혈압·당뇨 걷기, 건강 소모임)과 관계망 맺기 활동을 한다. 노원구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제도와 연계해 건강리더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거점 센터를 2개 정도 더 늘리고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원어르신휴센터 매듭식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기존의 복지 공간에 한정된 것이 아닌 실질적인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을 민간과 지자체가 손잡고 마련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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