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청년이 먼저 읽고 그리다. 김우석
만물은 그냥 두어도 공기와 작용하여 다른 물질이 된다. 합하면 기존의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해체는 곧 융합이다. 양파는 썰 때 눈물이 날 만큼 맵지만, 열을 가하면 가장 캐러멜화가 잘 되는 채소다. 양파와 열의 융합은 기존의 양파를 해체시킨다. 이처럼 해체는 사라짐이 아니라 새로운 탄생이다. 끝이 곧 시작인 이유다.
건설(con/struction)처럼 건설이 곧 파괴(해체)임을 잘 보여주는 단어도 없다. 구조, 조직한다는 뜻의 ‘structure’와 반대를 뜻하는 접두어 ‘con’이 붙었으니, 건설과 파괴는 ‘공사 중’(工事中, under construction)처럼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이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건설적으로 생각하라”는 동어반복이다. 건설적 사고는 파괴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사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