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일보
[원문바로보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61714490001622
A군(당시 5세)에게 새 아빠 B씨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2017년 11월 엄마의 재혼으로 외갓집에서 2년 정도 떨어져 지내다 어렵사리 돌아왔지만, '엄격한 훈육'을 내세운 B씨는 가혹하기만 했다. 밥 먹는 자세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버릇 없이 행동한다는 이유에서 꾸짖음의 강도는 점차 세졌다.
지난해 2월 그때도 처음엔 ‘훈육’이라고 했다. B씨는 "말대꾸하고 비웃는 표정이 마음에 안 든다"며 급기야 A군의 머리를 세게 밀쳤다. A군은 대리석으로 된 거실 바닥으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고 결국 의식을 잃었다. 충격에 뇌가 붓고 출혈이 발생한 A군은 닷새 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B씨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변명만 늘어놨다. "머리를 밀친 적이 없다"거나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 같다"며 억울함만 주장했다. 하지만 A군의 부검감정서 등에 적시된 사인은 분명했다. '부딪히거나 맞는 등 상당한 외력이 가해졌다'는 게 A군이 사망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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